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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선근 원장님 칼럼

우리 아이 무릎이 아프다고 울어요

by 경희닥터권 2023. 5. 26.

 


한창 성장 발육이 왕성한 시기의 아이들 중에서 "다리가 아프다"고 어머님께 호소를 하는 경우가 매우 많습니다. 

사랑스런 우리 아이가 다리가 아프다고 호소하는 일이 자주 반복되면 정도가 심한 것은 아니더라도 걱정이 되어 병원을 찾게 됩니다. 아이가 다리의 통증이 너무 심해서 눈물을 흘린다면서 놀라서 병원을 찾는 부모님도 없지 않습니다.

이때, 병원에서 <성장통>이라고 진단을 내리는 경우는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증세가 호전되는 것이니 크게 걱정하시지는 않으셔도 됩니다. 성장통이라고 부르는 종류의 통증은  근육이나 혈관, 관절 자체에 기질적인 질환이 있는 것도 아니며, 특별한 합병증을 유발하는 것도 아닙니다. 아이가 크면서 저절로 없어지는 증상입니다.

여기서 잠시, 성장통의 특징적인 양상을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아이가 낮에는 신나게 잘 놀다가도 저녁무렵이나 밤중에 다리가 아프다고 호소하는데, 아침에 잠에서 깨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통증이 없습니다. 다리를 주물러주고 따뜻하게 해주면 오히려 좋아합니다. 통증 부위는 무릎이나 허벅지, 종아리, 정강이 같은 곳일 수 있고, 간혹 팔다리가 함께 아픈 경우도 있습니다. 여자 아이보다는 남자 아이들에게 많고, 4세에서 10세 정도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모든 종류의 다리통증을 막연히 성장통이라고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부모가 반의사로서 아이에게 해주어야 할 첫 번째 임무는 관찰입니다. 아이가 다리가 아프다고 한다면 우선, 옷을 벗기고 다리에 이상이 없는지 살펴보도록 합니다. 벌겋게 부어 있거나 상처가 있거나 덩어리 같은 것이 뭉쳐있다면 성장통과는 다른 종류의 통증일 수도 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이상이 없다고 하더라도 특정한 부위가 많이 아프고 눌러보면 더 아파하는지, 낮에도 지속적으로 통증이 오는지도 확인하십시오. 무릎이나 발목의 관절을 움직여보거나, 걸을 때 통증이 오는지 살펴보십시오. 문제가 있다면 바로 병원으로 가셔야 합니다. 또, 통증이 참기 힘들 정도라면 성장통처럼 보이더라도 한번쯤은 진찰을 받아보셔야 합니다.

부모님께서 관찰을 해본 결과, 다리가 아프다고 하기는 하지만, 잘 걷고 잘 놀고 외관상 아무런 이상이 없고 만져 주면 좋아하고 다른 증상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좀 기다려 보시고 관찰을 계속 해 주십시오.

다리가 아프다고 가정에서 임의로 진통제를 함부로 먹여서는 곤란합니다. 아프다는 것은 병의 한 증상일 수 있는데, 진통제를 남용하면 아이의 몸상태가 나빠질 수 있고, 혹시라도 치료를 해주어야 할 병이 있는데도 진단을 못하고 모르고 지낼 수도 있습니다.

 



일단 성장통이라고 진단이 된 경우에도, 아이의 통증은 수일에서 수개월 이상 지속되기 때문에 부모님들께서 걱정하시는 경우를 종종 보곤 합니다. 통증이 큰 문제는 아니지만, 실제로 오래 지속되면 아이도 통증 때문에 심리적인 문제를 겪을 수도 있습니다. 건강한 체질의 아이라면 성장통같은 것은 대수롭지 않게 여겨질 수 있지만, 잔병치레가 많고 허약한 아이라면 더욱 걱정이 됩니다. 한의사의 진찰과 상담, 치료를 받으신다면 아이가 지내기에 훨씬 수월할 것입니다.

성장통이 있는 아이의 다리를 주물러주시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소아 전문 한의사에게 적절한 안마(마사지) 방법을 교육받으시는 것도 좋습니다. 너무 꾹꾹 눌러주시는 것 보다는, 부드럽게 살살 쓰다듬어주시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한의원에서 따뜻한 찜질을 하는 부위를 눈여겨 보셨다가 집에서 안전하게 시행해주실 수도 있습니다.

참고로, 한의학적으로 기혈이 허약한 아이에게 나타나는 팔 다리 통증 양상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안색이 창백하고 몸이 여윈 아이로 목소리에도 힘이 없고 피로감을 잘 느끼고 식욕이 부진하다면 기혈이 허약한지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이런 아이들 중에 팔다리 통증이 있는 경우라면 기혈을 좋게 해주는 한약처방을 복용하여 치료합니다. 이때의 팔다리 통증 양상은 격심한 양상은 드물고 팔다리 관절부위에 가볍게 통증을 자주 느끼는 것입니다. 기가 허하고 혈액순환이 충분치 않기 때문에 오는 통증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때, 체질에 맞는 보약을 지어주면 밥도 잘 먹고 안색과 몸집이 좋아지면서, 팔다리 통증이 감소되는 것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한가지 더 주의하실 점은, 가정에서 임의로 성장통에 민간요법을 함부로 하면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허약체질 어린이라도 아이에게 잘 맞지 않는 보약이 있을 수 있으며, 어린 아기이기 때문에 약물의 성질이나 용량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습니다. 반드시 전문 한의사와 상담을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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